티스토리 뷰

영화

[영화리뷰] 아쿠아맨 (AQUAMAN, 2018)

JH.JUSTDOIT 2018. 12. 28. 17:49

아쿠아맨

 

(AQUAMAN, 2018)

 

감독 : 제임스 완

 

제이슨 모모아 (아서)

 

엠버 허드 (메라)

 

 

 

 DC 영화에 대한 기대는 슈퍼맨 VS 배트맨’ , ‘저스트스 리그이후로 버린 지 오래다. ‘아쿠아맨역시 혹평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12월에 보고 싶은 영화 리스트에는 당연히 없었다. 그런 와중에 호평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번만큼은 다르다는 말이 대부분이었고 기대를 품고 영화관으로 향했다. 영화를 직접 보고 난 후 뜬소문에 불과했음을 깨달았고, 다시 한번 DC에 실망하게 되었다. 한껏 기대를 가지고 영화관을 찾아갈 사람들을 만류하고 싶어서 짧은 글을 써본다. 무료로 영화를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2시간 반이라는 기나긴 상영시간이 아깝게 느껴질 정도였기 때문이다.

  

                         

 

 줄거리를 간략하게 적어보자면, 아틀란티스의 여왕인 아틀라나는 정략결혼을 피해 육지로 도망쳤고 인간 남자와 사랑에 빠져 아서를 낳게 된다. 아틀라나는 아틀란티스의 여왕이었기에 그들의 그늘을 벗어나기 힘들었고 아서와 그의 아버지의 안전을 위해 결국 바다로 돌아간다. 아서는 바다와 육지의 피를 물려받은 혼혈인으로 아틀란티스인들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한 능력을 발휘해 해적들을 소탕하는 등 선행을 베풀며 아쿠아맨으로 이름을 떨치게 된다.

 

 한편 바다에서는 육지 세계와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육지인들의 폐수처리, 환경오염, 쓰레기 더미, 무분별한 포획은 아틀란티스에 엄청난 피해를 입히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쟁을 위해 7대양을 규합하고자 나선 이는 아서의 이복동생인 옴이었다. 옴과 정략 결혼을 하기로 되어 있었던 메라는 전쟁을 막고자 아서를 찾아온다. 아서가 전설의 삼지창을 찾아 옴을 왕위에서 내쫓고 육지와 바다를 잇는 왕으로써 군림하기를 바란 것이다. 아서는 아버지와 조용한 삶을 살고자 제안을 거절하지만 옴의 계속된 공격으로 결국 승낙한다.

 

 이후의 이야기는 뻔하다. 여러 역경에도 불구하고 아서는 전설의 삼지창을 손쉽게 찾는다. 전설의 삼지창을 손에 넣은 아서는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힘을 갖게 되며, 옴을 제압한다. 육지와 바다의 전쟁을 막았다는 것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주인공인 아서는 영웅이 되기에는 부족한 인물이었다. 잡종으로 취급 받았고, 아틀란티스의 전사로 교육 받지도 못했다. 등대지기인 아버지를 모시고 살아가는 평범한 남자에 불과했다. 이런 남자가 역경을 극복하고 왕좌를 차지한다는 스토리는 유치하지만 충분히 감동적이고 관객들이 감수할 수 있는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 스토리의 큰 흐름은 별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토리를 엮어가는 요소들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등장인물의 존재 자체에 의구심이 들었던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해적단 블랙만타는 사실 없어도 되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도입부에 아쿠아맨의 능력을 보여주기에는 적절한 소재였다. 하지만 더 이상의 의미 부여는 필요 없었다. 다른 평범한 해적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면 이야기는 더 깔끔하지 않았을까? 또한 옴이 아서를 죽이기 위해 블랙 만타를 고용하는 부분도 개연성이 부족했다. 블랙만타의 존재감은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관객들이 영화에 집중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특히 블랙만타의 최첨단 슈트는 파워레인저를 연상시키게끔 했다. 블랙만타의 존재는 러닝타임에 있어서도 도움이 되지 않았고, 파워레인저를 연상시켜 영화의 수준을 떨어지게 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생각한다.

 

              

 

 주인공인 아서의 존재 자체도 개연성이 떨어진다. 아서가 그 누구도 얻지 못한 전설의 삼지창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이유는 어디에도 제시되지 않았다. 아틀란티스의 입장에서는 그는 혼혈이고 반역자의 아들일 뿐이었다. 어디에서도 정당성을 찾기는 힘들었다. 또한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해 무지한 사람이었다. 그가 삼지창을 얻게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모든 관객들이 예측했지만 동의하기는 어려웠다. 해양 생물들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 아쿠아맨의 교훈이 동물과의 교감은 아니지 않는가?  

 

 무엇보다 실망스러웠던 점은 주인공의 어머니인 아틀라나의 존재였다. DC 영화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이 마마보이라는 것. 슈퍼맨, 배트맨이라는 두 영웅을 붙여놓고도 영화가 망할 수 밖에 없었던 데에는 이유가 있다. ‘슈퍼맨 VS 배트맨 B급 영화로 끌고 내려가는데 엄마라는 소재가 엄청난 역할을 하지 않았던가. 엄마의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갑자기 화해를 하고 악에 대항한다? 관객들이 실소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번에는 아틀라나의 존재가 그랬다. 당연히 죽었다고 생각한 아틀라나는 아서와 메라가 위험에 처하자 등장한다. 전설의 삼지창과 함께 말이다. 관객들은 전설의 삼지창만으로도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 와중에 엄마에게 어리광을 부리는 듯한 아서의 모습은 관객들의 고개를 떨구게 했음이 틀림없다.  

 

 

           

 

 그럼에도 좋은 평이 들려왔던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단 하나밖에 없었다. 바로 메라 역으로 출연한 엠버 허드의 존재였다. 원더우먼이 갤 가돗에 의해 흥행한 것처럼 말이다. 파란 바다와 의상에 대비되는 빨간색 머리결은 그녀에게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고, 허무함을 느낄 때쯤이면 그녀가 등장했다. 마치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할리퀸을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12월 개봉작 아쿠아맨에 대한 후기를 이쯤에서 마치고자 한다. DC가 더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무관심이라는 약을 처방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