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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서평] 명견만리 - 인구/경제

JH.JUSTDOIT 2018. 12. 7. 13:12

< 명견만리 >

 

향후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말하다.

 

인구 / 경제 / 북한 / 의료

 

 명견만리는 ‘뛰어난 통찰력으로 미래의 일을 환하게 살펴서 알고 있음’이라는 뜻을 가진 사자성어다. KBS <명견만리> 제작팀은 새로운 지식과 기술들이 쏟아지는 현대 사회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고, 시시각각으로 변하게 될 미래에 대한 심도 있는 예측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과 통찰이 논리적으로 완벽하며, 이들이 그린 미래의 모습이 완전한 예측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다만, 몇 명의 전문가들이 아닌 동시대인들의 통찰을 담고 있는 책이기에 우리가 나아갈 길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지침서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1. 인구

-      거대한 인구 집단, 베이비부머의 삶을 바꿔라

-      인구쇼크의 시나리오

-      청년 투자, 전 세계가 기댈 유일한 자원

 

 2017년 기준 한국의 출산율은 1.05로 떨어졌다. 한 사회가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 2.1의 출산율을 기록해야 한다고 한다. 2.1명 중 0.1명은 사고, 질병 등으로 사망하고 남은 2명이 결혼해 자녀를 낳는다는 시나리오이다. 그런데 우리의 출산율은 1.05. 고령화와 인구절벽은 더 이상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청년 세대는 노령인구 부양에 엄청난 돈을 부담해야 한다. 연금은 2060~2070년 즈음에 고갈될 것으로 추정된다. 스웨덴과 같은 획기적인 연금 개혁이 없다면, 일본 단카이 세대처럼 한국의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부동산 자산을 현금화 하지 않는다면, 모든 부담은 청년들이 떠안게 된다. 청년들은 결혼을 생각하기도 힘든 처지에 이르게 된다. 일자리를 힘들게 구해 돈을 벌어도 노인 부양에 엄청난 돈을 부담한다. 이에 끝나지 않는다. 부모 세대가 빚을 내면서 구매한 부동산의 가치는 날이 갈수록 하락하고, 남은 빚을 갚는데 허덕이며 여생을 마감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는 사회 전체의 생산성과 소비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종말적이고 비관적인 시나리오라고 생각하는가? 스페인 국민들은 실제로 부동산 거품이 꺼지자 빚에 시달리며 살아가고 있다. 한국의 경우 고령화 문제와 부동산 문제가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 충격은 더욱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기댈 돌파구는 있는가? 명견만리에서 제시한 답은 상당히 건설적이고 가능성 있다고 느껴졌다. 첫 번째로는 베이비 부머 세대가 인생 2막을 펼치는 것이다. 부동산 거품이 꺼짐에 따라 자산가치 하락은 필연적이다. 가진 게 부동산 밖에 없는 베이비부머 세대는 자녀들의 부양을 기대한다. 그러나 자녀 세대는 입에 풀칠 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꿈을 꾸기는커녕 잠을 잘 시간조차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무런 대안도 없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는 자녀 세대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뿐이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우리는 100세 시대를 살고 있다. 평균적으로 50대 후반~60대에 은퇴를 하는데 최대 40년을 더 살아야 한다. 남은 여생을 전적으로 자녀들에게 맡긴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 40년을 하릴없이 거실 쇼파에 앉아 보내는 것은 정신적으로도 좋지 않아 보인다. 성공적인 인생2막을 위해서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인생1막에서 대기업 임원, 중소기업 사장, 고위공무원 등 높은 지위에 있었던 것은 이미 지나간 과거에 불과하다. 대기업 임원이 외국인 전용 택시기사를 자처하고, 은행장이었던 사람이 은행의 보일러 공이 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더 이상 누구도 인정하지 않는 과거의 권위와 지위에 젖어 자녀들의 부양을 바라는 것. 그것만큼 부끄러운 일이 있겠는가.

 

 두 번째 돌파구는 청년투자이다. 부모 세대가 자녀 세대에게 투자하고 부를 물려주는 것이다.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세대간 부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고령사회의 여러 문제 중 하나로 지적되는 점은 소비의 부족, 저축의 역설이라고 할 수 있다. 저축이 경제 발전의 밑거름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과도한 저축은 화폐의 순환을 방해한다. 고령사회가 화폐유보를 늘리면 늘릴수록 청년들의 경제활동은 제약 받을 수밖에 없다. 부모 세대는 억울한 감정이 들 수도 있다. 젊은 시절 피땀 흘려 돈을 벌었고 인생2막 대신 여유로운 노년기를 보내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삶의 방식으로는 사회의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 한 개인의 안락한 삶을 위해선 대다수의 청년들이 고통을 겪어야 한다. 또한 부모 세대가 성공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하고 사회를 일궈나갈 수 있었던 것은 손위 세대의 기여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제학자 Barro는 세대간 이타심을 강조하기도 했다. 합리적인 경제인이 자신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세대간 이타심을 통해 자녀 세대에게 부를 이전해준다는 내용이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이타심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만 공생할 수 있다.

 

“부모가 사망해 자녀가 자산을 상속받을 때, 자녀의 평균 연령이 67세라는 조사결과도 있다. 그러면 그 자녀도 돈을 쓰지 않는다. 결국 고령자들 사이에서만 돈이 돌고 젊은 사람에게는 내려가지 않는 구조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상속세를 높여야 한다. 그 세금으로 청년 복지를 지원하는 것이다. 혹은 상속세를 높이면서 살아생전에 ‘증여’하는 장치를 늘릴 수도 있다. 핀란드는 손자상속제도가 있다. 이런 제도가 빈부격차를 더 부추긴다는 의견도 있지만, 핵심은 경제적 여유가 있는 고령자의 자산이 청년에게 돌아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58쪽 모타니 고스케)

 

 

 

2. 경제

-      로봇이 대체 못할 직업을 가져야 하나

-      정글에서 일어나는 변화

-      저성장 시대의 소비와 정치

 

 매일 새로운 기술과 지식이 쏟아지고 있다. 빅 데이터, 블록체인, AI, 딥 러닝, 무인자동차 등 대중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것들이다. 우리의 삶은 더욱 편해지고 있다. 직접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되며, 로봇이 집 청소를 대신한다. 문제는 대중들이 새로운 기술과 진보에 열광하는 사이 자신들도 모르게 사회로부터 소외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의 손을 필요로 하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공장에서 더 이상 사람이 설 자리는 없다. 시간당 효율이 뛰어난 로봇이 묵묵히 일하고 있다. 로봇의 역습은 제조업에 그치지 않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AI 국회의원, 정치 의사결정자 ROBAMA가 상용화 될 것이며, 우리가 선망하는 변호사, 의사, 회계사 같은 직업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2000년대부터 기업 생산성이 높아져도 고용은 증가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경제학자 제라드 번스타인은 성장률과 고용률의 격차가 점점 더 커져 뱀의 입처럼 벌어진다고 하여 이러한 현상을 뱀의 입이라고 불렀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대부분의 나라들도 같은 추세를 보인다.(112)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그렇다고 전 인류가 로봇, 데이터, AI 기술과 같은 IT산업에 뛰어들 수도 없다. 실리콘벨리의 성공한 대부분의 기업은 직원이 10명 내외라고 한다. 기술을 고안하고 개발할 극소수의 사람만이 직장을 가질 수 있다. 수만 명의 직원을 가진 현대차보다 큰 규모로 성장한 우버역시 소수의 인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급속도로 발전하는 기술들이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안을 제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필자는 하나의 희망을 전하고자 한다. 인간은 신이 아니라는 것이다. 불완전한 존재로 태어난 인간이 만들어내는 로봇은 필연적으로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도 정확히 모르고, 감정도 시시각각으로 변하며, 때로는 엄청난 아이디어로 세상을 흔드는 존재인 인간을 과연 로봇이 따라갈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