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서평

[서평] 명견만리 - 북한/의료

JH.JUSTDOIT 2018. 12. 8. 09:44

< 명견만리 >

 

향후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말하다.

 

인구 / 경제 / 북한 / 의료

 

 

3. 북한

-      러 기회의 삼각지대

-      장마당 세대와 돈주, 북한 신인류에 주목하라

 

 2018년 우리는 남북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맞잡은 손을 전 국민이 기억하고 있다. 파격적이었던 도보 회담, 가수 알리가 백두산에서 아리랑을 부르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북한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명견만리 팀에서는 경제적인 변화에 보다 주목했다. 북한의 배급제는 붕괴된 지 오래되었다. 장마당이라는 시장을 통해 주민들은 모든 필요한 것들을 구입하고 판매한다. 암암리에 행해지던 메뚜기 시장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종합시장이라는 명칭을 가진 합법적인 시장들이 존재한다. 당국의 관리와 통제를 받긴 하지만 주민들의 자유로운 시장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사유재산을 축적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북한에서는 이들을 돈주라고 지칭한다. 돈주는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개인 사업을 하거나, 당국과 연계하여 사업을 하기도 한다.

 

우리가 상상하는 북한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굶주림에 허덕이고, 시장은 당국의 관리를 받으며, 조악한 물품들만이 생산되는 곳이 아니다.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으며, 모든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으며 놀이공원 등에서 문화생활을 즐기기도 한다. 북한의 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발전했고, 여전히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북한의 경제 성장률은 한국의 2배 이상이다. 물론 절대적인 수치는 한국이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지만, 북한의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 국면에 들어섰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북한 내부에서 시장 거래의 활성화, 사유재산 인정, 신용 개념, 여가 생활 등이 남북 관계에 밝은 전망을 제시할 것이라고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는 오히려 남북통일에 중대한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북한은 더 이상 우리에게 무조건적인 원조, 식량 지원 등을 바라지 않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핵개방 3000’은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전략이었다. 북한은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자 할 것이며, 우리의 도움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성장하는 시기가 도래할 것이다. 명견만리 팀이 제시한 북〮러 삼각지대를 통한 경제 발전 뿐만 아니라 내부적인 성장 동력과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북한이 경제 발전까지 완수한 시점에서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패싱 당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차이나 패싱이라는 말도 나오지 않았는가. 우리라고 안전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취해야 할 자세는 무엇일까?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을 제시하자면 현 시점에서 남북통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동족이라는 명분도 추상적인 개념이 되어버렸다. 분단 이후 약 6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각 국은 사회의 구조, 이념, 문화가 이질적인 서로 다른 국가로 자리잡아왔다. 우리는 북한이 하나의 온전한 국가라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할 것이다. 헌법에는 대한민국만이 한반도 내 유일한 정부라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우리는 서로를 정당한 정부, 국가로 인정하고 경제적인 협력국이 되고자 노력해야 한다. 하나의 국가가 되는 것은 불가능할지라도 한반도 내 경제 공동체로 자리매김할 수는 있을 것이다. 국민들이 왕래하며 서로의 문화, 이념 등을 공유하고 이러한 경험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다시금 통일을 논할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4. 의료

-      유전자 혁명이 만들고 있는 미래

-      행복한 기억상실자들의 사회

 

 피 한 방울로 내가 겪어야 할 미래의 모든 질병을 하루 아침에 알 수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공상과학 영화 속 장면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우리는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불가능은 없다. 과거 영화 속 장면들은 현실 속에서 재현되고 있다. 영화 <가타카>에서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태어날 아이의 외모, 능력, 직업까지 예측한다. 이제 우리 모두 영화 속 주인공이 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경우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사건 이후로 유전자 연구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졌다. 그러나 바다 건너편 미국과 일본에서는 유전자 게놈 지도 연구가 계속해서 연구 실적을 내고 있다. 안젤리나 졸리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미래에 유방암이 걸릴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병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유방을 제거했다. 이는 전 세계의 수많은 팬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암에 걸려 비싼 병원비를 지출하면서 고통 받을 바에야, 단돈 100만원으로 유전자 검사를 하고 병을 예방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이라는 것을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스티브 잡스 역시 항암 치료를 위해 유전자 게놈 지도 분석을 두 번씩이나 받았다. 주치의는 그가 조금만 일찍 유전자 검사를 진행했다면 병을 미리 예방하고 관리해 나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러한 유전자 연구의 발전과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치료하기 힘든 병이 있으니 바로 치매이다. 앞서 인구편에서 말했듯이 출산율은 급감하고 있으며 이미 고령화 사회로 들어섰다. 노인인구의 비중이 많아지는 만큼 치매 환자의 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치매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로 다루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치매를 숨겨야 하는 치부 같은 존재로 여기고 있다. 드라마에서 치매는 가족들을 기억하지 못하고 말 그대로 벽에 똥 칠하는 병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중증 치매는 극소수에 불과하며 초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치매는 의학적 병명이 아니라 멀쩡한 정신을 잃어버린 상태, 지능, 의지, 기억 따위가 상실되어 장상이 아닌 상태를 말한다. (287)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회적인 인식 개선이 필수적이다. ‘치매라는 단어부터 뜯어 고쳐야 한다. 치매는 크게 퇴행성 뇌 질환인 알츠하이머병과 뇌 경색뇌 출혈에 의한 혈관성 치매로 나뉜다. 대부분의 경우 알츠하이머병에 해당한다. 이러한 특성을 반영하여 일본, 대만, 홍콩 등에서는 인지증이라고 병명으로 불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치매를 관리하기 위한 전국민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가족, 이웃 그리고 자신마저도 치매에 걸릴 수 있다. 우리 모두가 환자들을 관리하고 보호하는 데 힘써야 한다.

 

2014 6월 일본 오무타 시, 치매를 앓던 이마무라 씨의 어머니가 실종된 일이 있었다. 비는 내리고 날은 점점 어두워지는데 잠옷만 입은 채 어머니가 집을 나간 것이다. 온 집안이 발칵 뒤집혔다. 신속하게 지역 주민들에게 이마무라 씨의 어머니가 실종됐음이 알려졌다. 다행히 주민들의 도움으로 어머니를 30분만에 찾을 수 있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그것은 지역 주민들이 치매 환자에 대한 정보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무타 시의 주민들은 치매 환자가 실종됐을 때를 대비해 자발적으로 모의 훈련을 받는다. 또한 치매 환자의 정보를 공유해 실종자가 발생하면 지역 상점이나 편의점, 택시 등이 즉시 협력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실종자를 찾는 데에는 지역 주민들의 관심과 도움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281)

 

 유전자 검사 기술, 신약 등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여러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차가운 과학적 지식만으로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없을 것이다. 따뜻한 감성을 지닌 사람들이 서로 공감하고 사회적 유대를 통해 서로를 보호할 때 인간의 수명 연장이 비로소 가치 있어지는 것은 아닐까.